중간관리자가 되고 가장 어려운 것이 명확하게 지시하고 깔끔하게 대답하는 일이었다. 명확하게 지시하지 못하는 데에는 내가 이 업무의 프로세스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(올 해 새로운 업무를 시작했다 그런데 중간관리자이다, 나름의 이유가 있다), 타인에게 무언가를 시키는 행위에 대한 훈련 부족. 다양한 이해관계자 (나의 상사, 타팀의 팀장, 외부 업체 사람들 과 같이)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. 하지만 함께 일하는 팀원들의 욕구는 명확하게 이야기해주는 것이다. 그리고 몇 개월이 지난 지금 유레카처럼 떠올랐다. 누구나에게 강점이 되는 힘力이 있다. 이걸 나는 스트레스가 될 지언정 잘 견딜 수 있는 데에 반해 우리 팀원들은 그 힘이 부족한 거였다. 나만 이 병신감와 열등감에서 허우적 거릴 필요가 없는 거..
개발에 대한 강의를 들을 때마다,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지고, 그럴수록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아가는 것 같다. 아무도 이야기해 주지 않는 일의 목적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것이다. 처음 국제 개발 업무에 도전을 하게 되었을 때, 마치 선거 후보자들의 유세발언과 같이, 나는 스스로에게 나는 왜 이 일을 하려고 하는지를 물었다. 후보자들은 “표”가 필요하니까 그럴듯한 말이 필요했겠지만, 나에게도 지금 이 나이에 업무를 바꾸려고 하는 이유에 대한 설득력 있는 명분이 필요했다. 가장 소수자 중의 소수자, 가장 취약한(deprives/excluded/vulnerable: DEV) 사람들을 떠 올리다 보니 저개발국의 여성/아동이었고, 이것이 궁극적으로 차별 없는 세상과 행..
2018년 국제개발 업무를 새롭게 시작하고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기관이었다. 다들 KCOC, KOICA... 이야기 하는데 나만 너무 모르는거 아닌가 싶었는데, 이제 나 국제개발 해요! 라고 내 소개를 할 수 있을 것 같다. 벼르던 교육이었는데, 회사 일이 겹쳐 여럿의 민폐를 등에 업고 갔었다. 교육 하나 제대로 받기 힘든 처지지만, 10년차 넘은 과장급의 사원에 새로운 업무로의 전환은 조직이 준 기회라고 생각하기로 했다. 너무 많은 많은 도전과 숙제가 산재해 있지만. 코이카는 판교역에서 교육생들을 위해 대절해 준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곳에 있었다.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대신 너무나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곳에 위치해 있었다. 이틀이었지만 교육을 받으면서 매일 여기서 산책할 수 있다면, 여기에..
센서등 교환하기 이사 후 가장 힘들었던 것이 이사후 집에 사람은 없는데, 전기 수도 수리로 철물점 사람을 들일 때였다. 내 불편함으로 내가 요청하여 내 돈 지불하고 불렀지만, 그 시간동안 나이든 아저씨의 재미없는 농담을 받아주고, 정해지지 않은 비용을 흥정해야 할 일을 염두에 두고 나쁜 인상은 주지 않으려 했던 감정노동의 순간들, 사람도 오래되면 하나둘 고장나듯 이 동네에서 계약기간 동안 살면서 또 이 철물점을 이용하지 않겠냐며 나중에 밥 사주겠다는 아저씨까지. 그 때 난 전기 기술을 배울까를 생각했었다. 이사 직후 교체했던 센서등의 철물점 아저씨를 다시 부르면서, 이번엔 굳이 친절하지 않아야지 마음 먹었었다. 그렇게 새로 알게 된 사실, 전기의 경우 무상보증기간이 6개월인 것! 출장비는 고무줄 같다는 ..